“아내는 어릴 적부터 농사를 짓고 다른 일도 하며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이제라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남은 세월 곁에서 불편함 없도록 잘 돌봐줄겁니다”

위 말은은 이재조 할아버지의 얘기입니다. 이재조 할아버지는 87세 나이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아내인 구정숙(82) 씨의 전담 요양보호사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구 씨는 5년 전 뇌출혈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졌으며,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이동 시 부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에 요양보호사를 구했지만 구 씨는 요양보호사를 낯설어해 가족들도 난감한 상황이었는데요.
이재조 씨는 “아내가 낯선 요양보호사가 와서 자신을 돌보는 것을 불편해 했다. 이전에도 내가 옆에서 기본적인 간호는 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직접 하면 되겠다 싶었다. 자격증을 땄으니 앞으로는 직접 돌볼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시험을 위해 3개월 가까이 매일 아침 2시간, 저녁 2시간씩 문제집을 풀고 기출문제까지 완독하며 1400문제가 담긴 시험 참고서도 두 번이나 봤습니다. 이 씨의 딸과 사위, 며느리도 같은 시험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이 씨는 34년 여를 군무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퇴직 전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3년 전 위암 판정을 받았지만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요양 치료를 선택하여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아내를 위해 전담 요양보호사가 되어 남은 시간을 함께 편안하게 보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재조 씨의 딸인 이선미 씨는 “아버지가 큰 병을 이겨내고 난 뒤, 그의 의지력과 삶에 대한 의욕이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을 권유하였고, 아버지도 동참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제는 아버지가 전담 요양보호사가 되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씨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이 씨의 자격증 공부를 도와주기로 결정했지만, 이 씨가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하여 가족들은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이 씨가 요청한 것들만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재조 씨는 “이번 시험에서 합격하였을 때, 기쁨이 두 배였습니다. 앞으로는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지내면서, 아내가 더욱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돌봐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