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저녁, 분식 포장마자가 눈에 띄고 마침 배가 고파 떡볶이와 튀김을 사기 위해 포장마차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엔 4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주인 부부가 장사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주문한 떡볶이와 튀김이 먹음직스럽게 나와서 먹고있던 도중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한분이 들어 오셨습니다.
폐지를 수거하며 힘들게 살아가시는 분 같았는데 포장마차 옆에 세운 손수레는 폐지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저기 주인 양반 따뜻한 국물 좀 주시오.”
주인 부부는 할머니가 부탁한 따끈한 어묵 국물 뿐만 아니라 떡볶이 약간에 순대를 얹은 접시 하나를 내놓았습니다.

할머니는 저녁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식사를 아직 못하셨는지 금새 한 접시를 다 비우셨는데요.
할머니가 계산을 치르려고 하자 그때 주인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할머니, 아까 돈 주셨어요.”
“그런가? 아닌 거 같은데…”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도 눈치를 채고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할머니, 저도 아까 돈 내시는 거 봤어요.”
할머니는 알쏭달쏭한 얼굴이었지만 주인 부부가 서로 계산했다고하니 그런 줄알고 그대로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나셨는데요.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렇게 저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떡볶이와 튀김을 맛있게 먹고 일어나는데 발에 뭔가 채이는 물건이 보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검은 비닐봉지였고 그안을 들여다보니 사과 2개가 들어있더군요.
곧장 비닐봉지를 포장마차 부부에게 건냈고, 부부는 허겁지겁 밖을 나가더니 두리번거렸습니다.

저 또한 같이 길가에 나가 주변을 살피는데 어두컴컴한 거리엔 어느덧 멀어졌는지 할머니가 끄는 손수레는 보이질 않더군요.
할머니는 주인 부부의 따뜻한 마음을 받았고 자신이 계산을 하지 않았다는것도 알면서 모른척하셨던것이였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하듯 조용히 자신의 한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사과를 베풀고 가신거였는데요.
부부는 서로 두손을 꼭 잡고 말없이 포장마차로 들어갔고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났는지 주인 아저씨가 손으로 눈물을 훔쳐줬고 그 모습에 저 또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