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 6골이라는 압도적인 패배를 경험한 베트남 축구계에서 자꾸만 이미 떠난 박항서 감독을 붙잡으려고 달콤한 유혹을 건네고 있다고 하는대요.아직까지는 박항서 감독의 마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지는 않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몽골, 홍콩 수준의 최약체중의 최약체팀에게나 승리를 거두고, 사우디는 물론이고 중국에까지 완패하는 수준으로 즉 침몰해버린 베트남 대표팀은 이제 박항서 감독이 더더욱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박항서 감독을 버리고 푸른 눈에 서양인 감독 트루시에를 선임해 국제무대에서 폼 좀 잡아보려던 베트남 남자축구 대표팀의 추락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남아는 이미 다 잡았고 한국, 일본을 넘어 아시아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떵떵거리던 베트남은 자가당착에 빠진 모양입니다.
박항서 감독을 다시 데려오자니 모양이 빠져서 싫고 또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 라이벌 국가 감독 자리를 뺏기기는 싫어 어설픈 직함을 주고 베트남에 살도록 만드는 등, 한국인 특유의 정을 공략한 방법으로 박항서 감독의 커리어를 작살내고 있는 베트남이 결국 꼴 좋게 형편없는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죠.
항자우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을 2대 1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따낸 일이 어젯밤 일처럼 생생합니다.대회 3연패라는 놀라운 역사적 기록도 함께 썼는데요.
준결승에서 까다롭고 비매너로 무장해 거칠었던 우즈베키스탄을 2대 1로 이긴 한국은 결승에 올라 경기 초반 일본에서 선제골을 얻어맞고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역전하는 저력을 보여줬죠. 이번 친선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클린스만이라는 독일 아저씨가 잘리지 않기 위해서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의 엘리트 선수들을 다 불러모아 이용하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지만, 기량 차이는 상당했는데요. 5년 전,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떠오르며 박항서 감독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은 당시 4강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맞붙었습니다. 한국은 이승우 선수의 멀티골을 기반으로 3 대 1 승리를 따냈는데요. 당시 한국에 패하긴 했지만 4강까지 올라왔던 베트남 팀 서력에 베트남 전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아시안게임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사우디, uae, 이란 등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아시아 팀이 총출동하는 곳인데요. 여기서 4강에 들었다는건 베트남 축구 수준이 세계에서 통할 만큼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습니다.

당시 박항서호는 조별리그에서 강호 일본을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거든요. 조별리그 1위로 예선을 통과하더니, 16강과 8강에서 바레인과 시리아를 무너뜨리며 4강 신화를 읽었죠. 뿐만 아니라 8강까지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죠.
급기야는 베트남이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을 정도였고요. 하지만 야무진 꿈은 거기까지였습니다. 4강에서 한국에게 패배한 베트남은 3, 4위전에서 인도네시아를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죠.
사상 최초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기록 달성엔 실패했지만, 당시의 선전은 베트남 국민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됐죠.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베트남은 이후 출전한 2018년 스즈키컵에서 말레이시아를 결승에서 만나 10년 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일굽니다.
말레이시아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대 2로 비긴 두 팀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이 1대 0 승리로 승부,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후 박항서와 함께한 베트남 축구팀의 화려한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는 그대로입니다.

수차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월드컵 최종 예선에 사상 최초로 진출하는 등 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 축구는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죠. 하지만 빨간 바탕에 노란 별이 들어간 나라 사람들에게 신의, 성실, 이런 원칙이 있는 게 맞나 싶습니다.
동남아 권역에서도 약재로 취급받던 베트남 축구의 선진 축구 분석관 제도와 후세대 양성을 위한 유소년 시스템을 만들어준 박항서 감독에게는 온갖 핑계로 돈 같지도 않은 돈을 주면서 ‘한국인이 고액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 ‘베트남에 기부하지 않는다’ 등의 각종 음해를 일삼아 왔는데요.
그러다 이제는 서양인 감독 얼굴이 tv 화면에 잡히는 것을 원했는지, 실제로 인생을 바쳐 베트남 축구에 기여한 박 감독에 비해 베트남에서 실제 성과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프랑스 출신 트루시에 감독에게 박항서 감독의 연봉 내외를 떡하니 줘버렸죠. 그런데 웬걸 감독판 먹튀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지난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에서조차 죽 쑤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a매치는 경기마다 졸전을 거듭하고 있죠. 당장 한국전 직전 펼쳐졌던 중국과의 평가전에서도 형편없는 실력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피파랭킹 95위인 베트남이 80위인 중국과의 경기에서 0대 2로 완패한 건데요. 경기 내용은 압도적으로 밀리는 수준이었습니다. 전반을 0대 0으로 마칠정도로 공수 모두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던 두 나라는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스로잉 상황에서 실점하며 금세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루앙이 왼발로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길게 올렸고 왕치우밍이 오른발 논스톱으로 발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베트남 골문을 흔들었던 건데요. 끌려가던 베트남은 경기 종료 직전, 우레이에게 쐐기골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우레이는 단독 드리블로 박스까지 침투해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어렵지 않게 골을 뽑아냈죠.
베트남의 최근 a매치 연승 행진이 3경기에서 멈춘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3연승이면 꽤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들 이름을 들으시면 금세 고개를 가로저으실 겁니다. 지난 6월, a매치에서 베트남은 홍콩과 시리아를 잇따라 1대 0으로, 9월에는 팔레스타인을 2대 0으로 이겼던 건데요.

홍콩은 사실상 도시국가 팀으로 선수층이 매우 얇은 수준이고,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은 상시 전쟁 지역으로 제대로 된 선수 수급과 훈련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은 그저 승리를 위한 경기를 주최했다고밖에 볼 수 없죠.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양심 있고 냉정한 베트남 일부 언론들은 박항서 감독에게 또다시 러브콜을 날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빠른 시간 동안, 이렇게 완전히 정반대의 태도를 보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요.
갑자기 태세 전환하며 박 감독에게 구애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겁니다. 몇달전 때아닌 훈장을 수여하겠다며 박 감독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인 것을 시작으로 자신들이 나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유소년 교육에 전념하며 평생 베트남에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건데요.

이런 발표의 시기들이 굉장히 묘합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긴밀히 대표팀 감독직에 더해 연령별, 팀 등 축구 시스템 관리 전권을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는 베트남 현지 언론의 폭로가 터져 나온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동남아시안게임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인 대표팀 감독 자리를 트루시에 감독에게 빼앗아서 또 아시안게임에서는 말 못할 수준의 처참한 현실을 인정하고 박 감독에게 전권을 넘기겠다는 모양새였죠. 그런데 이렇게 좋을 땐 국민영웅,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을 땐 국민 역적이라 외치는 베트남의 도 넘은 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초대형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소식은 베트남 전체를 바들바들 떨게 만들었는데요. 박항서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여전히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동남아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그가 태국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던 겁니다. 한 언론은 ‘박항서 감독이 적임자라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내부 여론이 알려지고 있다’는 폭탄 소식을 터뜨린 건데요.
그런데 이런 뉴스가 마냥 근거 없는 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태국 현지에서 그것도 저명한 인사의 입에서 박항서 감독에 대한 뜬금없는 칭찬이 쏟아내기 시작한 겁니다. 타이밍이 참 묘한데요. 그런데 박항서를 노리는 동남아 국가는 태국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kf21 사업으로 우리 뒤통수를 치고 있는 인도네시아 역시 박항서 감독의 구체적인 연봉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아시안컵에서도 베트남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쭉 기세를 잡기 위해서라도 박항서를 감독겸암 축구협회 기술고문으로 모시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고 하는데요.
베트남 팬들은 자국 축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국민영웅 박항서 감독의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 소식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배신할 줄 몰랐다 배은망덕하다라고요. 물론 아직까지 박항서는 베트남에서 박항서가 전원 한국인 코치를 꾸린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이미 한번 배신한 베트남에 다시 돌아가 감투를 쓰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