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정엄마는 장애를 가졌습니다. 지능은 70정도이나 장애 등급은 없으십니다.
조금 어린아이 같은 것 빼고는 살림살이와 일상생활도 지장없을 정도로 잘 하시는 분이시죠. 엄마로서도 부족함이 없으셨습니다.
시댁 식구들은 친정엄마의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결혼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마흔에 혼자되시고 여장부라는 별명을 갖고 계실 정도로 세 남매를 억척으로 키우셨다 하셨습니다.
그 날은 공교롭게도 두 어머니가 저의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시누이도 함께..
친정엄마가 먼저 오셔서 저녁을 먹으려고 할 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에 나가보니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큰 시장바구니를 들고 서계셨습니다.
그리곤 바구니를 내밀며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이것만 얼른 주고 가려고.. 갑자기 와서 미안해!”하고 뒤돌아 가시려는것이였습니다.
저희 엄마는 “사돈! 어서 오세요. 자식집에 오는데 미안하다니요? 새로 밥 해서 드릴테니 좀 기다리세요. 얼른 할께요”라고 말씀하신뒤 손수 밥 준비를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수고스럽게 안하셔도 되는데요. 여기 있는 것 대충 먹으면 되는데…”라고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니 엄마는 그래도 그게 아니라시며 새로 된장찌개와 계란말이등 이것 저것 준비하셔서 상을 차리셨습니다.
“배고프시겠어요. 얼른 드셔보세요”

그런데 갑자기 시누이가 갑자기 “윽! 이게 뭐야?”라며 금방 먹었던 계란말이를 휴지에 밷으면서 “어 계란껍질이네”라고 말했죠.
큰 소리로 말을 하니 저희 엄마는 어쩔 줄 몰라 하시고 시어머닌 “요리하다보면 그런것도 들어갈 수있지. 유난 떨지말고 그냥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시누이는 시어머니의 억척에 어린나이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인지 아니면 나이가 어려서인지 때로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니 듣는 사람이 무안할 때도 있었지만 나쁜 의도로 하는 소리가 아니니 마음에 두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일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언니! 사돈 어른이 좀 모자라시다면서요? 그런데 칼을 만져도 되는 거예요? 불 앞에서 요리하여도 괜잖은 거에요? 위험하지 않으세요?”
껍질 씹었던게 좋지않았나 봅니다. 가까이 계신 엄마가 그 말을 들었을까? 안들었겠지? 이생각 저생각을 하는 순간 시어머니가 시누이 뺨을 찰싹 때렸습니다.
내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냐며 시누이에게 사돈어른께 허리숙여 사과드리라면서 당신이 더 미안해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사돈, 죄송합니다. 할 소리 안할 소리를 구별 못하는 제 딸을 용서하세요. 제가 잘못 가르쳐서 버릇이 없습니다.”
시어머닌 엄마께 죄송하다하시지만 엄마는 상황을 이해 못하신듯 “사돈 왜 따님을 때리신거에요? 괜찮아요?”라며 도리어 시누이를 위로 하시는 겁니다.
이럴땐 이해를 못해서 다행인가? 남편도 동생을 크게 나무라면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몇일 지난날, 시누이가 다시한번 사과를 하였습니다.
“언니 그날 사돈어른께 한 말은 정말 죄송해요. 그 말이 안좋은 말이진 몰랐어요. 저는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었는데 마음 상했다면 용서하세요.”
외국인이 한국말 하듯 시누이 하는말에 웃음이 나면서도 가족들 앞에서 뺨을 맞은 시누이 마음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뺨을 때린 시어머니는 마음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마음도요.
엄마가 물어셨습니다.
“왜 뺨을 때렸다니?”라고 물으셔서 “응 반찬투정을 해서 야단치느라 그랬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 엄마는 “미국에서 살다 와서 그렇지. 이제 때리지 말라고 해. 마음 아프잖아.”라고 말하시더군요.
외국 생활을 어릴적부터 오래해온 시누이, 저 또한 한국말이 서툴러 그렇게 표현한것이지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걸 알고있는대요.
괜히 저까지 미안해지는 오늘, 우리 시누이 이쁜 옷이라도 하나 사주면서 커피마시며 수다나 떨어볼까생각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