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생명을 살린..’ 교통사고를 당한 청년의 사건을 조사중이던 경찰은 이례적으로 CCTV를 공개했습니다

2018년 10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은 20살 청년을 숨지게 한 교통사고 현장 cctv를 되감아 보다 돌연 숙연해졌습니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하고 있던 행동을 보며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고 대중들에게 이례적으로 cctv 장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요리사를 꿈꾸던 19살 김선웅씨는 2018년 제주 한라대 호텔조리과에 입학했고 아버지 부담을 덜겠다며 심야 아르바이트도 시작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그날도 여느때처럼 일을 마치고 새벽3시 어두운 거리로 나섰는데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갑자기 텅 빈 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김선웅씨를 덮쳤습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머리에 상처가 너무 컸고 김선웅씨는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사고를 조사하며 주변 cctv를 되감아 본 경찰은 그 안에서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되는데요.

그는 귀가하던 길에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발견했습니다. 할머니는 무거운 짐을 잔뜩 싣고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계시던 중이었습니다.

길바닥 틈에 바퀴가 빠졌는지 수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그것을 본 김선웅씨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수레를 이리저리 흔들어 바퀴를 빼낸 다음 앞장서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힘들진 않을까 수시로 뒤를 돌아보며 할머니의 상태를 살폈는데 심지어 어디까지 가시는지, 힘들진 않으신지, 할머니께 묻는 듯한 모습도 영상에 찍혀 있었습니다.

그렇게 150미터 정도를 걸어가는 중 갑자기 한 차량이 횡단보도에서 김선웅씨를 들이받았습니다. 곧장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사는 ‘뇌사’라는 청천병력 같은 판정을 내리는데요.

사실 김선웅씨 가족에게는 한 차례 비슷한 아픔이 있었는데 그가 6살때 어머니가 집 욕실에서 넘어져 뇌진탕을 당한 겁니다. 어머니는 3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투병하다 2007년 숨을 거뒀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은 김선웅씨 상태가 당시 어머니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았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직감했으며 가족들은 김선웅씨를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남기기로 결정 했습니다.

그의 마지막을 숭고하게 기릴 방법으로 장기조직기증을 택한 것인데 이렇게 그는 7명에게 값진 새 인생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장기기증 이야기를 처음 꺼낸건 다름아닌 아버지였습니다. ‘가망이 없을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아버지는 주저 없이 병원에 ‘장기기증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는데요.

김선웅씨의 누나는 “‘장기기증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숨이 끊어지게 된다는 설명을 들으니 마음이 왔다갔다했다’며 ‘주변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 내 동생이었으면 그렇게 빨리 결정하지 않았을 거다’얘기하는데 흔들리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고인이된 김선웅씨의 이름의 뜻은 ‘착한 영웅’입니다. 사고 후 여러 차례 가족들에게 언론 인터뷰가 들어왔지만 사양했는데 다름아닌 그의 빈자리가 계속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선웅씨의 누나는 ““막내가 한 일을 보고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가족으로서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힘들긴 했지만 후회하진 않는다”고 어렵게 말을 전했습니다.

또한 ““나쁜 뉴스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막내가 한 일이 널리 알려져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도 전했는데요.

착할 선(善), 영웅 웅(雄)의 이름을 썻던 선웅씨, 가족들은 그가 이름처럼 기억되길 바란다고 합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곁에는 없지만 그는 다른 이의 심장이 되어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큰 영웅이었던 故 김선웅씨의 명복을 빕니다.